“선생님, 저도 캠핑 가보고 싶어요. 친구는 제주도도 다녀왔대요!”
경남 고성군가족센터에서 8년째 근무 중인 선임선생님은 방학만 되면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해왔습니다.
최근 들어 아이들이 자주 하던 말, 바로 “캠핑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였습니다.
소풍, 물놀이, 박물관 견학도 좋지만, 친구들처럼 '텐트에서 자보고 싶다', '불 피워보고 싶다'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점점 또렷해졌습니다.
여유롭지 않은 가정형편과 부모님의 생계로 인해 긴 방학 동안에도 특별한 활동을 경험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 아이들의 ‘처음’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 기아 무브온(溫) 프로젝트에 사연을 신청해오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기아 무브온(溫) 프로젝트를 통해 고성군가족센터 아이들은 마침내 생애 첫 캠핑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잔디 위 작은 집, 마음이 머무는 공간
아이들은 텐트가 아닌 침대가 갖춰진 ‘글램핑장’에 입장하자마자 탄성을 질렀습니다.
“선생님, 진짜 여기에서 자는건가요? 너무 좋아요!”
글램핑장 안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수다를 떨고 서로 침대를 골라주는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웠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직접 꼬챙이에 마시멜로우를 꽂고 바베큐 파티를 즐겼습니다.
서툰 손길로 고기를 굽고 타지 않게 서로 도와주는 모습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진짜 캠핑’을 처음으로 온몸으로 누리며, 식사 시간조차 하나의 놀이처럼 즐겼습니다.

불빛처럼 반짝인 아이들의 꿈
바비큐와 마시멜로우를 배불리 먹고 쉬는 시간을 가진 후, 밤이 되자 아이들은 커다란 모닥불 주변에 둘러앉아 캠프파이어를 즐겼습니다.
불꽃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하루 동안 가장 좋았던 순간을 이야기했고,
조용히 자신의 꿈을 말하며 친구들의 꿈도 진심으로 응원해주었습니다.
“전 훌륭한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저는 커서 아빠처럼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
낮에는 장난꾸러기였던 아이들이 이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하고 따뜻했습니다.
서로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박수치던 아이들의 모습에서 ‘연결’이라는 가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름을 통째로 담은 수영장의 기억
다음날 아침, 기다리던 물놀이 시간이 되자 아이들의 얼굴엔 긴장 반 설렘 반이 가득했습니다.
처음 물속에 들어간 친구는 조심조심 발끝부터 담그더니 금세 친구들과 물총놀이에 빠졌고,
튜브에 몸을 맡기며 파도처럼 웃음이 번졌습니다.
물살을 가르며 뛰놀던 그 순간들 속에서 아이들은 무언가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 자유로움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우리는 아이들의 환한 얼굴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갯벌 위 작은 탐험가들
갯벌 체험에서는 신발을 벗고 직접 뻘 위를 걷고, 조개를 캐고, 게를 발견한 아이들의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손과 발에 진흙이 묻는 걸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뛰어다니며 “우와! 이거 진짜 살아있어!”라며 놀라워했습니다.
함께 갯벌을 걷는 친구들과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협동심과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늘과 눈을 맞추다
캠핑 마지막 날, 아이들은 조금은 들뜬 얼굴로 케이블카에 올랐습니다.
처음 타보는 케이블카.
발 아래 펼쳐지는 바다와 섬, 높이 올라가는 실내의 흔들림에 긴장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창밖을 손으로 가리키며 “와! 저기 봐요!” 하고 외치는 목소리엔 어느새 용기와 설렘이 섞여 있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후에는 작지만 환상적인 놀이기구 체험도 이어졌습니다.
아이들은 회전목마 위에서 잠시 공주가 되고, 기사도 되었습니다.
말 모양의 의자에 올라타 조심스럽게 허리를 세우고, 빙글빙글 돌며 손을 흔들던 아이들의 표정은
동화 속 장면처럼 반짝였고, 처음 해보는 경험임에도 너무 자연스러웠습니다.
"선생님! 저 진짜 날아가는 기분이에요!" 하는 말에 모두 웃음이 터졌지요.
그리고 대미를 장식한 대관람차.
커다란 관람차의 곤돌라가 천천히 하늘을 향해 오르자, 아이들은 서로 손을 꼭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겁먹은 듯했지만, 이내 바다를 내려다보며
“우리가 이렇게 높은 데 올라왔어요!”
“여기서 보니까 바다가 진짜 커요!” 라고 외치는 소리에 두려움은 어느새 자신감과 감탄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 순간 아이들은 분명,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품었을 겁니다.
높은 곳에 올라갔다고 해서 위대한 건 아니었지만, 그곳에 스스로 올라선 마음이 위대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든 ‘처음의 계절’
고성군가족센터는 이번 캠핑을 통해 아이들이 잊지 못할 ‘처음’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잠들었던 글램핑 텐트, 처음 손에 쥐어본 꼬치, 처음 다 함께 둘러앉은 모닥불,
그리고 처음 타본 여러 놀이기구까지.
이번 무브온(溫) 프로젝트는 단순한 나들이가 아닌 아이들의 정서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계기였습니다.
앞으로도 기아 무브온(溫)프로젝트는 우리 아이들이 ‘처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처음’을 즐길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어요.”
이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큰 용기가 되었는지,
이번 캠핑은 그 증명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정은 아이들 각자의 마음속에 하나의 계절로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