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온정을 나누는 여정, 기아 창립 80주년 무브온 프로젝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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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
[서재요양원] 조용한 공간에 스며든 작은 변화들 – 재능 기부자 초청 및 공연 지원
게시일 : 2025.07.11.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서재요양원은 장기요양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한 생활시설입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복지적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으로,
입소자 한 분 한 분이 평생 걸어온 삶의 이야기를 품고 계신,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런 어르신들의 일상에 조금이라도 웃음과 활기를 더하고자
서재요양원의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매달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성껏 준비하고 있습니다.
“요양원이라는 곳은, 아무리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해도 외출의 자유가 없는 이상 외로움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서재요양원의 사회복지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몸이 불편해 외출이나 외박이 어려운 어르신들께 요양원은 전부인 공간입니다.
그 안에서 매일 같은 사람을 보고 같은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반복되다 보면 소소한 변화나 외부인의 방문만으로도 어르신들은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주시곤 합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외부 활동이 막혔던 시간들을 지나 다시 소소한 활기를 되찾고자 기아 무브온(溫)프로젝트에 사연을 보냈습니다.
소정의 예산이 필요한 공연봉사, 이미용 봉사, 수발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 어르신들의 하루가 더 풍성해지기를 바라며 말입니다.
5월 8일
“장구 소리에 어깨 들썩, 박수에 웃음꽃이 피다”
가정의 달 5월, 어버이날을 맞아 서재요양원에서는 어르신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근처 지역에서 활동하는 행사공연팀을 초청하여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 악기의 생생한 소리를 어르신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지요.
공연이 시작되자 어르신들의 표정이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무대 위에서 힘차게 울려 퍼지는 장구 소리에 맞춰 자연스럽게 손뼉을 치고, 흥겨운 리듬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평소 소극적이시던 어르신께서도 공연에 맞춰 조용히 장단을 맞추시며 웃음 짓는 모습이 주변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젊을 적에도 장구 좀 쳤지요,” 하시며 추억을 떠올리는 어르신의 목소리에는 깊은 향수가 묻어났고, 그 순간 무대와 객석 사이에는 따뜻한 교감이 형성되었습니다. 공연 중간중간 박수소리가 이어지고, 함께 공연을 즐기는 분위기 덕분에 요양원의 평소 조용한 일상이 한껏 활기를 띠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많아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었지만, 다행히도 매달 방문해 도움을 주시는 수발 봉사팀이 어르신들을 세심하게 보살펴 주셨기에 모두 안전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수발팀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어르신들은 불편함 없이 공연에 집중하실 수 있었고, 덕분에 행사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이날의 공연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어르신들이 기다려온 소중한 하루였습니다. 장구 소리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나눈 그 순간들이 어르신들의 마음에 따뜻한 기억으로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서재요양원의 일상에 작은 활력과 기쁨을 선물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5월 17일
거울 앞 미소, 머릿결 위로 봄이 내리다
요양원 어르신들께 ‘이미용 봉사’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거울 앞에 앉아 머리를 다듬는 그 순간, 어르신들은 마치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듯합니다.
서재요양원에는 코로나 이전부터 꾸준히 찾아와주시는 고마운 봉사자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이날도 어김없이 방문해 주셔서 20여 명의 어르신들의 머리를 정성껏 손질해주셨습니다.
드라이기를 켜는 소리, 가위를 여닫는 소리, 그리고 봉사자들의 조용한 웃음소리까지…
그날 요양원 안은 조용하면서도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찼습니다.
머리를 다듬고 난 어르신께서는 “아이고, 머리가 가벼우니까 기분도 좋아지네~” 하시며 환히 웃으셨고 거울 속 스스로의 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이쁘다, 이쁘다” 하시던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한 어르신은 머리를 말려주시던 봉사자에게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말하셨고 봉사자 선생님은 “다음 달에도 또 올게요”라고 답하셨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어르신의 얼굴이 다시 한 번 밝아졌습니다.
요양원이라는 공간에서는 이처럼 사소한 변화가 큰 기쁨이 되는 순간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이미용 봉사는 그중 하나로 어르신들이 스스로의 존재를 다시 한번 소중하게 여기는 귀중한 기회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5월 25일
트로트 한 곡에, 마음이 다시 걸어간다
5월 마지막 주, 서재요양원에는 트로트 공연팀이 찾아왔습니다.
매달 정기적으로 찾아와 어르신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나눠주는 이분들은 어르신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얼굴입니다.
노래 한 곡이 시작되자, 어르신들의 표정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히 앉아 계시던 분이 손뼉을 치기 시작하고 누구보다 먼저 박자를 맞추던 어르신은 휠체어를 탄 채 몸을 흔들기도 하셨습니다.
공연팀이 마이크를 어르신들에게 건네주면 용기 있게 한 소절씩 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익숙한 곡이 나오면 자리 곳곳에서 자연스레 합창이 일어났고 그 소리는 마치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난 듯 반가운 울림을 만들었습니다.
그 모습에서 이 공연이 단지 즐거운 이벤트를 넘어서
어르신들의 정서적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5월 한달은 서재요양원 어르신들의 일상 속에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만들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반가운 손님을 기다리는 설렘, 익숙한 멜로디에 반응하는 미소, 거울 앞에서 나를 바라보는 짧은 순간들.
그 모든 장면은 일상을 견디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기다림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기아 무브온(溫)은 앞으로도 누군가의 하루에 닿는 이 작은 기쁨들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