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온정을 나누는 여정, 기아 창립 80주년 무브온 프로젝트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기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체험활동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 같은 하늘 아래, 더 가까워지는 마음들 – 장애아동과 비장애 형제자매가 함께하는 블루베리 농장체험 및 글램핑 활동
게시일 : 2025.07.14.
용인시에 위치한 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 아동, 청소년, 가족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께서 사연을보내오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이 겪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단절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장애아동의 교육과 치료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다 보니 그 형제자매들은 상대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덜 받는다고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학령기의 비장애 형제들은 장애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형제 간의 대화가 점점 단절되기도 하며 부모님들은 장애 자녀에게 더 많은 시간을 써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다른 자녀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막상 두 아이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 시간과 자리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비장애 형제자매와 장애 아동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꼭 만들고 싶었다”고요.
이런 바람을 담아, 이번 기아 무브온(溫) 프로젝트에
장애아동과 그 형제자매가 함께할 수 있는 하루를 신청해주셨습니다.
마음이 먼저 도착한 아침
햇살이 본격적으로 얼굴을 내밀기도 전, 누군가의 오늘을 위해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 4층 강당. 이른 시간임에도 따뜻한 인사와 눈빛이 오갔고, 조용하지만 단단한 움직임이 공간을 채웠습니다. 아이들에게 건넬 교육 자료와 명찰 하나까지 빠짐없이 점검하고 손에 익은 듯 물품을 나르고 프로그램의 흐름을 다시금 되새기며 하나둘 마음을 단단히 준비해 나갔습니다. ‘좋은 하루가 되길’이라는 작은 바람이 강당 안 곳곳에서 숨 쉬고 있었습니다.
강당 안의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을 때쯤, 기아 임직원 자원봉사자들이 도착했습니다.
자리로 안내되고 인사를 나누는 그 짧은 순간에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묻어났습니다. 기관장님의 인사말이 있으셨고, 활동 전 브리핑은 우리가 함께 만드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습니다.
한 사람의 작은 손길이 누군가의 기억이 되는 오늘. 그 시작에 우리는 함께 서 있었습니다.
손을 내밀면, 마음이 닿는다
그리고 매칭된 짝꿍을 만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이름을 부르고 조심스럽게 다가온 아이에게 임직원이 살며시 손을 내밉니다.
그 손을 잡는 순간, 아직은 낯설지만 왠지 익숙한 연결이 피어납니다.
장애아동과 형제자매, 그리고 기아 임직원이 한 팀이 되어 짝꿍이 되는 시간.
말이 없더라도 눈빛 하나, 웃음 한 줄기면 충분히 서로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짧은 인사가 오늘 하루를 함께할 ‘우리’라는 이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같은 풍경을 보며, 같은 방향으로
버스가 달리는 동안, 서로를 몰랐던 사람들이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준비된 구디백 속 간식에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지었고 임직원은 아이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러봅니다. 도착 후에는 농장 초입에서 내려 복잡한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손을 맞잡고 조심스럽게 걷는 그 길 위에는 단순한 이동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는 같은 속도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작은 피자 위에 올린 우리 이야기
블루베리 피자를 만드는 활동이 시작되자, 아이들의 손은 밀가루 반죽 위에서 바쁘게 움직였고, 임직원의 손은 아이 곁에서 조심스럽게 보조했습니다. 도우를 펴고 블루베리를 올리고, 오븐으로 조심스레 옮기는 모든 과정이 협력의 시간이었습니다. 피자가 구워지는 동안에는 서로의 손에 묻은 반죽을 닦아주고, “맛있겠다”는 말로 웃음을 나누었습니다. 맛보다 중요한 건, 그 피자를 ‘누구와 만들었는가’였는지도 모릅니다.
자연이 마음을 열어주는 시간
놀이시설로 이동한 아이들은 모래에 손을 묻히고, 감자를 캐고, 물속에서 미꾸라지를 잡으며 온몸으로 자연을 느꼈습니다. 임직원들은 멀찍이 지켜보는 대신 아이들과 똑같이 물에 손을 담그고 웃으며 함께했습니다.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의 손을 붙잡고, “이건 뭐야?” “어떻게 해?” 되묻는 임직원의 모습에선 배움의 자세가 느껴졌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아이들이었지만 가장 많이 배운 건 어른들이었습니다.
한 상 가득, 정(情)을 굽다
해밀리아 글램핑 바비큐장에 도착해 각 팀별 텐트에 들어섰습니다.
숯불이 타오르고, 고기가 익어가며 바람 사이로 고소한 향이 퍼졌습니다. 함께 먹는 밥 한 끼, 아이의 입에 먼저 쌈을 넣어주고 라면을 나누어 담으며 웃는 그 모습은 가족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풍경이었습니다.
음식을 먹은 후, 모래놀이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이은 일정에 지칠법도 했지만 기아 임직원 봉사자들은 웃으며 함께 모래놀이를 했습니다.
같은 음식을 함께 먹고, 함께 웃고,
우리는 서로의 마음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 있었습니다.
작별은 조용히, 마음은 깊게
다시 복지관으로 돌아와,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아이들과 임직원은 A3 용지 위에 오늘의 기억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재밌었다”, “다음에도 또 보고 싶어요”, “선생님, 고마워요” 같은 짧지만 울림 있는 문장들이 종이 위에 내려앉았습니다.
손을 꼭 잡고 인사를 나누며 마지막 인사를 전하던 그 순간, 어떤 아이는 임직원의 품에 안겨 “헤어지기 싫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임직원은 아이의 등을 조용히 두드리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오늘의 온도, 내일의 방향이 되기를
기아 무브온이 함께한 이 하루는 ‘체험’ 그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같은 감정에 웃고, 같은 장면에 감동하며 만들어낸 ‘진심의 기록’이었습니다.
단 한 번의 만남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건넨 날.
기아 무브온(溫)은 앞으로도 마음이 닿는 자리에 머물며, 일상 속 따뜻한 연결을 이어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