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장애를 앓고 있는 사연의 주인공은 일상 속에서의 외출조차 쉽지 않은 분이었습니다.
그런 와중, 소박하지만 간절한 소망을 들려주셨습니다.
“결혼하고 여행다운 여행 한 번 못 가봤어요. 사람들처럼 바다도 보고, 외식도 해보고 싶어요.”
그 짧고 담담한 말 속엔 얼마나 많은 기다림과 아쉬움이 담겨 있었을까요.
마스터봉사회는 이 사연을 듣고 ‘이건 꼭 이뤄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무브온(溫)프로젝트에 사연을 보내오셨습니다.
마스터봉사회에서는 ‘소원을 말해봐’ 캠페인을 진행중인데 무브온(溫)프로젝트가 ‘소원을 말해봐’ 캠페인을 더욱 더 잘 진행될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사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여행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전문여행사와의 협의를 거쳐 이동 동선, 휴식시간, 장애 접근성, 식당 구성, 화장실 위치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조율하며 두 분만을 위한 맞춤형 힐링 여행을 기획했습니다.
여행 당일에는 근육장애를 가진 남편과 그 곁을 늘 지켜주는 아내분, 활동보조인 1인, 마스터봉사회 회원 3인이 함께 총 6명이 차량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행사에서 배정해준 기사님의 안정적인 운전과 세심한 배려 속에서, 오랜만에 도심을 벗어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작은 수조 너머로 시작된 첫 여정
여행의 첫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경포 아쿠아리움이었습니다. 바다를 제대로 보기도 전에 바다 생물들을 먼저 만날 수 있었지요. 커다란 수조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 그리고 벽 너머 가까이 다가온 상어와 해파리들이 두 분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와, 진짜 바다 같아요."
평소엔 TV로만 보던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자 두 분의 얼굴엔 연신 미소가 피어올랐습니다.
특히 손을 대면 반응하는 체험형 수조와 포토존은 부부가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였습니다. 아쿠아리움을 나설 땐 두 분 모두 어린아이처럼 들뜬 표정이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풍경, 그 위에 선 우리
다음으로 찾은 곳은 정동진 썬크루즈 리조트. 절벽 위에 지어진 배 모양의 호텔은 마치 바다를 항해하는 듯한 기분을 안겨주었습니다.

그 아래 펼쳐진 해돋이 공원은 탁 트인 바다와 함께 감성적인 조형물과 산책로가 어우러진 공간이었지요.
두 분은 이곳에서천천히 공원을 산책하며 바다를 감상했습니다. 파도 소리와 부딪히는 바람, 그 위에 겹치는 새들의 울음소리까지. 모든 것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힐링이었죠.
"진짜, 이게 여행이네요. 너무 좋다."
그 짧은 한마디에, 준비했던 모든 수고가 보람으로 돌아오는 순간이었습니다.


맛있는 여행의 쉼표
여행 중간에는 동화가든, 안가현, 대관령한우식당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장애인의 휠체어 출입이 가능한 구조와, 테이블 배치 등을 미리 확인해두었기에 무리 없이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은 평소처럼 대충 한 끼를 때우는 식사가 아닌, 여유롭고 정갈한 한 끼를 즐기셨습니다.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삶의 한 장면’처럼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높이 올라 마주한 서로의 미소
그 후 일정으로는 용평리조트 인근 산책과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관광이 이어졌습니다.
스키점프대는 비록 올라가지 못하였지만 그 앞에서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사진을 남기셨습니다. 그 장면은 우리 모두에게 잊지 못할 따뜻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이동에 시간이 걸리고 힘들 법도 한데 끝까지 웃으며 따라와 주신 두 분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산책길에 따스하게 번졌습니다.

한 폭의 풍경 속, 우리 둘
여행 마지막 코스로는 대관령 하늘목장을 찾았습니다.
넓은 초원과 푸른 하늘, 그리고 드문드문 지나가는 양떼들까지.
마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풍경이었습니다.
특히 이곳은 휠체어 전용 산책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두 분 모두 큰 어려움 없이 자연 속을 거닐 수 있었습니다.
"이런 데서 살고 싶다"며 웃으시던 모습에,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날의 공기와 햇살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을 담은 작은 상자
여행의 마지막 날 밤, 두 분께 작지만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해드렸습니다.
결혼생활을 기념하며 두 분께 꼭 필요한 건강식품을 전달드렸고 부부는 감동한 듯 오랫동안 그 선물을 바라보셨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페이지
그리고, 모든 여행이 끝난 후 두분이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근육장애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소원을 말해 봐] 행사와 관련하여 지난 6월 3~4일 마스터 봉사회원님들의 살가운 도움으로 1박 2일 동안 동해안 일대를 여행하고 돌아온 근육 장애인 당사자 입니다.
창살 없는 감옥과도 같은 집안에서만 줄곧 칩거생활로 세월을 보내다가 이번 [소원을 말해 봐] 행사 참여로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돌아오니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달아납니다.
그리고 특별히 기아 무브온(溫)프로젝트가 후원을 해주신 덕에 더욱더 즐겁게 즐기고왔습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서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신 마스터 봉사회 회장님과 봉사회원님들 및 후원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따뜻한 문장 하나하나에 모두 마음이 찡해졌고, 오히려 더 큰 위로를 받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짧지만 소중했던 여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그리고 그 시간 속에 웃음과 행복이 담겼다는 사실만으로도 더없이 감사했습니다.
이번 여행이 두 분께 오래도록 힘이 되고, 앞으로의 일상 속에서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기아 무브온(溫은) 앞으로도 여러분의 소원을 듣고, 함께 이루어가는 든든한 동행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내일이 조금 더 따뜻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