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넘어, 삶을 담다
누군가에게 ‘책을 낸다’는 건, 단순히 글을 쓰는 일이 아니라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용기 내어 건네는 일입니다. 더구나 그 주인공이 한국에 뿌리 내린 결혼이주여성이라면 그 책은 단순한 출판물이 아니라 존재의 선언이자 목소리의 시작입니다.
결혼이주여성을 교육해서 사회로 진출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 아시안허브는 이주여성들이 직접 만든 그림책에 대한 홍보와 북콘서트를 하고싶다고 무브온에 사연을 보내오셨습니다.

그리고 기아 무브온(溫)은 그런 특별한 첫 걸음을 함께 내딛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두 명의 결혼이주여성을 그림책 작가로 양성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단지 글을 가르치고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존중하며 이야기로 엮어 세상에 꺼내놓는 일이었습니다.
단어 속에 피어난 용기
2월부터 시작된 작가 양성과정은 다섯 차례의 글쓰기와 그림 강의로 이어졌고, 그렇게 완성된 두 권의 그림책은 각기 다른 두 세계의 문화, 감정, 그리고 꿈을 담고 있었습니다.
종이에 새겨진 문장과 그림 하나하나에는 단단함이 함께 실려있었습니다.

책 속 이야기, 무대 위에 서다
그리고 6월 29일 국립청소년어린이도서관에서 열린 출판기념 북콘서트는 그 여정의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또 다른 시작이었습니다.
작가들이 직접 책을 낭독하고 관객과 질의응답을 나누는 시간은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책 속의 이야기처럼 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한 그들의 일상이 이 날만큼은 모두의 눈앞에 찬란하게 펼쳐졌습니다.

단순한 책 출판이나 전시를 넘어 이주여성이 직접 자신을 작가로 소개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서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지원’이자 ‘동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아 무브온(溫)은 단발적인 후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삶의 변화를 돕는 움직임입니다. 아시안허브가 선택한 ‘책’이라는 매개는 단단하고 오래 남으며, 그들 스스로 목소리를 키울 수 있게 만든 점에서 더욱 의미 깊었습니다.
그날의 낭독, 그날의 떨림
이 날 북콘서트에서 나는 두 작가가 무대 위에서 낭독을 하던 모습은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잊지 못할 것 입니다.
떨리는 목소리 그러나 한 단어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읽어 내려가는 모습에서 그녀들의 삶과 의지 그리고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관객들도 모두 그 순간을 함께 호흡했고 누군가는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지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공감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의 삶과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기아 무브온(溫)은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움직이고 응원하겠습니다.
